진한 원두가 뿜어내는 향긋한 커피향을 뒤로 한채 대관령(평창 횡계)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에 왔을땐 고개고개를 넘어가는 버스를 타고 넘어갔는데,
지금은 고속도로가 잘 뚫려있어서 강릉에서 대관령까지는 정말 금방이었다.
고속도로에서 터널을 두어개 지났을까? 내리던 비는 어느새 눈으로 바껴있었고
차창밖으로 그려지는 새하얀 눈세상은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눈이 귀한 부산에 살고 있기에 일부러 눈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겨울여행을 떠나왔는데,
도착도 하기전에 만나는 '눈'은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두려운 존재였다.
안.전.제.일.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차량 속도는 최대한 낮추고, 눈길에서의 낯설은 주행을 즐겨(?)봤다.
이번 여행의 준비물로 스노우 체인을 구입해오긴 했는데,
막상 눈이 오니 어느 시점에서 설치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했던것 같다.
느낌도 좋았고, 진한 커피향처럼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는 테라로사(Terarosa) 커피공장을
조금 서둘러 출발하게 된건 다음 코스가 이번 여행 계획하면서 유일(?)하게 아내가 선택했던 코스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즐겨야하는 '오션700'이라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워터파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얀 눈세상을 즐기며, 거북이 걸음으로 고속도로를 통과해 횡계IC를 빠져나오니 눈이 제법 많이 쌓여있었다.
네비가 안내하는대로 오션700을 향해 이동하는데, 고속도로와는 다르게 눈길의 미끄러움이 더 많이 느껴졌고
알펜시아로 넘어가는 싸릿재 고개의 초입에선 스노우체인을 설치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횡계에 들어서면서 한가지 흥미로운 풍경은 눈이 쌓이기 시작하자 4륜구동 지프차에
스노우체인을 달아준다는 멘트가 움직이는 전광판을 달고 왔다갔다하는 차들이 많이 보였다는 것인데,
(처음 스노우 체인을 다는 과정에서) 조금은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
그 설을 풀자면....
난생처음 눈길 운전에 스노우 체인을 설치해야하기에 경험자의 도움은 매우 유용하다 생각되어,
그분께 여쭤보니 체인이 있으면 단돈 만원에 설치를 대신 해준다는 솔낏한 제안에 바로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한 3분정도 만져보더니 그분의 한마디, '체인은 타이어 규격보다 조금 커야합니다. 아니면 체인이 얼어서 설치가 안되요...'
내가 순진한 얼굴(?)을 하고있어서 그런지 그런 말에 속을꺼라 생각하셔서 그러셨는지,
적어도 여기보단 도시가 더 팍팍한 삶과 눈치 작전에 이골이 난 도회지 사람인데 말이다....
되도안한 말장난으로 새 스노우 체인의 판매를 유도하는 그 분이 측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 정.말. 안.되.요.?? '
라는 물음과 함께 두손 걷어붙이고 직접 해보니, '철컥!'하고 체결되는 소리가 났다.
이거 잘 되.는.데.요.~라는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니 그 분은 어느새 자신의 차량이 있는곳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보다 더 순진한 아저씨의 뒷모습이 왜그리 안되보이던지.....
좋은 기분으로 여행 온 여행자를 돈벌이로만 생각한다면 그 여행지는 언젠가는 잊혀질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청도의 미나리 삼겹살이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물론 여행자도 그에 맞는 미덕을 갖춰야 할 것이고...!
소통과 배려는 비단 여행지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말이다....
우레탄 스노우체인. 막상 설치해보니 어렵진 않았다, 다만 손이 시릴뿐이다.. ㅎㅎ
사설이 길어져버렸다.
힘들게 스노우 체인을 설치하고, 하염없이 쌓이는 눈길을 뚫고 드디어 도착한 '오션 700'!
주차장에 쌓인 눈 때문에 주차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아무튼 겨울 성수기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라 인터넷으로 표도 저렴하게 구할수 있었고,
'사진으로 담아오진 못했지만' 이벤트성(?)으로 외부 노천탕도 오픈해줘서
수영복을 입고 눈을 맞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다. ^^
인터넷 예매 + 비수기 : 1인 22,000원
(인터넷 회원가입 후 예매를 하면 할인을 해준다. 12월 14일까지가 비수기 15일부터는 준성수기에 들어간다.)
의도치 않게 모델포즈~ ^^;;
지금 창밖으론 함박눈이~ ㅎㅎㅎ
한산한 워터파크를 종횡무진
파도풀도 역시 한산... ㅎㅎ
매점도 한산... ^^;;; 츄러스에 맥주한잔~
물놀이와 스파를 마음껏 즐기고 대관령리멤버펜션으로 넘어가서
펜션지기이신 '살바토레' 형님 준비해주신 숯과 그릴로 바베큐파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살바토레 형님이 운영 중인 대관령리멤버펜션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다룰 예정입니다.)
그녀가 구워주는 평창 한우~ ㅎㅎ
피곤에 찌든 얼굴로 인증샷도 남겨본다.
기다리는 편지 대신에 눈이...
콘 아이스크림이 되어버린 나무
대관령의 밤은 눈과 함께 깊어져갔다...
'여행에서 담은 흔적 > Gangwon-do,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이 그립다면 꼭 가봐야 할 곳, 대관령 양떼목장 (51) | 2013.01.23 |
---|---|
대자연 속 겨울을 담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 '대관령 싸리재' (50) | 2013.01.16 |
쌓인 눈을 뚫고 지나가 즐긴 화끈한 겨울여행, '오션700 & 바베큐파티' (46) | 2013.01.09 |
커피공장에서 즐기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 강릉 테라로사 (66) | 2013.01.04 |
둘만의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 정동진 (54) | 2012.12.28 |
삼척 월천리에서 맞이한 가슴 먹먹한 아침 (60) | 2012.12.21 |
와~ 여름과 겨울을 함께 하는 여행이 되었겠네요.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네~ 색다른 체험이었어요 ^^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겨울에 즐기는 물놀이...좋은데요...^^
눈이 참 예쁘게 왔네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정말 하염없이 쌓이더라구요...
낮부터 와서 저렇게 한가득~ ㅎ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윽, 옆지기님의 피곤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저도 무지 피곤했었어요 ㅠㅠ
눈에 힘이 안들어가더라는...ㅋㄷ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저도 따근한 물에 들어가고 싶어요..ㅋ
오늘도 기분 좋은 즐거운 하루 되세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음~ 가끔은 뜨끈한 물에 힐링이 필요하죵~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용작가님이 찍으시면 이런 바베큐장도 멋진 레스토랑이 되는 것 같아요..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허걱! 설마요.. ㄷㄷㄷ;;;;
펜션지기 형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지요~ ^^
수정/삭제 · 답글달기
우와~~~ 눈이다 눈!!!!
수정/삭제 · 답글달기
하늘에서 눈~~~~이 와요~ ^^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하얗게 쌓인 눈과 워터파크,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부러움을 자아내는 조합이네요. ^^
스노우체인 어떻게 장착하는지 저도 미리 배워두어야겠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설명서가 잘돼있어서 굳이 미리 안해보셔도 상관없을꺼에요. ^^
즉석에서 맥가이버가 되어 보시는게 더 깔끔할듯~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즐거운 시간 보내셨겠어요^^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수정/삭제 · 답글달기
요롱이님 감사합니다. ^^
수정/삭제 · 답글달기
눈길도 다 요령이 있는것 같습니다
자주 돌아다니다 보니 좀 터득했어요~~
아침일찍 쌓인눈은 그렇게 미끄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눈이 내릴때는 그나마 나은데 저녁시간 눈이 녹다가 언 빙판이 문제입니다
아침도 마찬가지 이구요~
매끌매끌해서 그냥 나동그라 지지요...이때는 무조건 차를 놓고 다녀야 합니다^^*
혹시나 빙판길 대비를 위해서 종합경기장 주차장에서 실제 상황을 만들어 보기도 했구요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는거죠 헐~~~자기 마음대로 차가 갑니다 ^^*
근데 무엇보다 방어 그리고 차간거리 유지와 천천히 운행하심 좋을듯 합니다
눈내리는 겨울에 물놀이라~~~정말 색다른 기분이 드셨을듯 합니다
부인분도 아름다우시구요~~
이모저모 잘 살펴보고 갑니다
행복하십시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눈길과 빙판길 모두 걱정되더라구요. ^^
그래도 체인이 있어서 큰 걱정없이 다닐 수 있었어요. ㅋ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대단하삼... 스노우체인 장착하고.. 겨울여행을...^^
수정/삭제 · 답글달기
진짜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어요. ㅎㅎ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아직 겨울이 안끝났는데...조만간 겨울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는..가을 여행도 한번 제대로 못갔다는 ㅠㅠ
수정/삭제 · 답글달기
역시 겨울엔 강원도가 甲인거 같아요~ ㅎㅎㅎ
멋진 여행 계획 세우세용~~~~*
수정/삭제 · 답글달기
피곤에 찌들어 보이시진 않은데요? ㅋㅋㅋ
수정/삭제 · 답글달기
보기완 다르게? 완전 피곤하더라구요. ^^;;;;
수정/삭제 · 답글달기
스노우체인 결국 직접하셨군요. ^^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진 않았나봐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네... 쪼~~~ 매 씁쓸한 마음은 빨랑 접고, 아주 쉰나게 놀았지요~ ㅋ
수정/삭제 · 답글달기
헐,,, 대관령 펜션 사진을 보니.. 눈이 정말 뽕빠지게 왔나보네욤...ㅋㅋ
체인 에피소드는 쫌 씁쓸허군요....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부산 촌놈 부부 완전 황홀했지요~ ㅋㄷ
수정/삭제 · 답글달기
이런곳에 가면 카메라를 든 사람은 물놀이도 잘 못하고 해서 정말 싫더라구요. 재밌게 노는 모습을 찍어놓으면 좋은데 말이죠.. 잘 봤습니다.
수정/삭제 · 답글달기
그래서 저는 후다닥 인증샷 남기고, 물놀이에 투입 된답니다. ^^
사실 요즘은 물놀이 보다 사진 찍(어주)는게 더 재미있기도 하고 말이죠~
수정/삭제 · 답글달기
애초에 사기를 치려고 해도 안되지만
얼굴만보고 사람판단하는 것좀 사람들이 고쳤으면 좋겠어요. ㅜㅜ
아내분이 잡으신 빨간것...<?> ㅋㅋ 잡아보고 싶네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맞출 상대가 없어서 좀 심심하긴 하더라구요. ㅋㅋㅋ
수정/삭제 · 답글달기
와우! 한겨울에 수영장이라니! ㅋㅋ
매력있네요!
그리고 평창한우 마무리! 최고입니다! 최고!
수정/삭제 · 답글달기
일단 묵는게 남는거잖아요 ㅋㅋㅋㅋ ^^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제 차에 맞는 스노체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네요~
당분간은 계속 스프레이 체인으로 연명하는 걸로 ㅜㅜㅜ
수정/삭제 · 답글달기
스프레이는 거리가 너무 짧던데....
일단 40km이하로 주행하고 급브레이크는 밟지마라 하더라구요.
수정/삭제 · 답글달기
ㅎㅎ 첫번째 사진을 보지 않았으면 여름사진인줄 알았을것 같네요.
한겨울의 색다른 여행이었을것 같습니다. 너무 보기좋아요 ^^
수정/삭제 · 답글달기
수영복 차림으로 눈을 맞으니 기분이 정말 색다르긴 했어요.. ㅋㅋ
꼬맹이들의 무분별한 눈싸움 때문에 조금 겁나긴 했지만요.ㄷㄷㄷㄷ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저런곳은 정말 한산할때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 ㅎㅎ
눈을 맞으며 노천욕이라...
정말 좋았겠어요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정말.. 최고였어요~ ^^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내년에 또 오자고 하더라구요~ ㅎㅎ
수정/삭제 · 답글달기
About
사진가 박경용 _ 용작가
일상을 사진에 담습니다.
blog : YONGPHOTOS.COM
TISTORY 우수블로그
StatGraph & Counter
7812,812,739
TODAYYESTERDAYTOTAL
Copyright © 2009~2020. YongPhotos.com All rights reserved. 사진의 사용 및 저작권에 대한 문의는 Guest Book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yongzz.com / Modified by saik.kr